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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3법 시행 "월세 전환 못한다" 뿔난 임대인, 전세대출 거부로 맞불
작성일: 2020-08-06 오후 6:24:01




"전세계약 갱신 때 기존 전세대출 질권설정에 동의를 안 해줄 거다. 이제 현금 많은 세입자만 골라 받겠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집주인 게시글)

'임대차3법'이 국회에서 '속전속결'로 통과돼 내일(31일)부터 전세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권제가 바로 시행된다. 모든 세입자는 1회(2년) 계약갱신이 가능하고 집주인은 임대료를 5% 이내로만 올려야 한다. 특히 세입자가 원치 않으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것도 불가능해져 집주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분노한 일부 집주인들은 세입자의 전세대출 만기연장시 동의를 하지 않는 식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무력화 하겠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전세대출을 증액할 경우 집주인 동의 없이는 추가 대출이 안되기 때문에 세입자는 궁지에 몰린다. 

임대차3법의 '사각지대'다.

"어떻게든 내보내자"는 집주인, "전세대출 거부하겠다"

30일 정치권과 정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내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즉시 시행된다. 임대의무를 4년으로 설정하고 증액 임대료를 직전 임대료의 5% 이내로 묶는 것이 핵심이다.

22년만에 임대차법이 개정되면서 전세시장이 대혼돈으로 빠져들었다. 여당은 전세가격 폭등을 우려해 속전속결로 이 법을 통과시켰다. 정부와 여당의 '강한' 의지만큼 집주인(임대인)의 반발도 거세다. 일부 집주인들은 세입자의 전세대출 연장 동의거부로 임차인을 골라 받겠다고 나섰다. 임대차3법의 맹점을 파고든 것이다.

한 임대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은행 임차인 전세대출 질권설정 수용 절대 반대"라며 "집주인이 대출 동의를 거부하면 계약 갱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다른 임대인은 "전세 계약 갱신 때 기존 전세대출 동의를 해주지 말아야 겠다"며 "이제 현금 많은 세입자만 받을 것"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실제로 집주인이 전세대출을 동의하지 않으면 세입자가 갱신을 못하고 내몰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은행 전세대출을 받는 세입자는 집주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은 전세대출을 해 줄 때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 등 3곳의 보증을 끼고 해 준다. 주금공 보증은 세입자 신용을 기반으로 해 주기 때문에 집주인 동의가 필요 없지만 HUG와 서울보증은 다르다.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이기 때문에 집주인 동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 주금공 보증상품도 집주인이 전세대출 계약을 했는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확인을 해 줘야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집주인이 전세 만기 때 보증금을 돌려주는데 세입자가 아닌 은행에 반환하도록 하기 위해 은행과 세입자는 질권을 설정한다"며 "이 과정에서 집주인이 동의 하지 않으면 대출 실행이 안된다"고 말했다.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에 따라 세입자는 1회 계약 연장이 가능한데 전세대출이 막히면 계약갱신청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물론 최초 전세대출이 아닌 만기 연장시 대출금을 증액하지 않는다면 집주인 동의는 필요 없다. 그런데 계약갱신시 5% 임대료를 올릴 경우 현금이 부족한 세입자는 전세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이 때 집주인이 거부하면 계약갱신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집주인은 법 시행 전 갱신을 거부한뒤 곧바로 신규 세입자와 계약을 하면 5% 이상 증액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갱신을 거부만 하면 안되고 반드시 제3자와 계약을 마쳐야 한다. 본인이나 자녀 등이 직접 거주하는 경우도 갱신을 거부할 수 있다. 이에 한 집주인은 "법 시행전에 신규계약을 해야 임대료 증액 제한을 받지 않는다"며 "본인 거주가 어렵다면 가까운 친척에 요청해 신규 계약을 당장 하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겠다"고 말했다.

"신고하겠습니다" 집주인 협박하는 세입자

집주인이 본인 거주 목적으로 전세계약을 갱신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세입자의 반발을 산 경우도 나오고 있다. 한 집주인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전세계약 연장이 어렵다"며 "6개월 정도 남은 시점이라 미리 연락드린다"고 밝혔다. 현행 법에서도 전세계약 만료 6개월~1개월 사이에 집주인은 갱신 불가 의사를 통보할 수 있다. 이에 세입자는 "연장불가 사유가 뭐냐"고 물었다.

자녀가 결혼하는 바람에 집주인이 거주하던 집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본인은 해당 주택에 직접 거주하겠다고 설명하자, 세입자는 "법이 바뀌는 거 아시냐"며 "계약종료 후 기존집 전출증명서와 이 집 전입증명서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제출하지 않을 경우 유관기관에 신고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새 법에 따르면 집주인이 허위로 실거주한다고 할 경우 세입자는 3개월 분의 월세를 손해배상금으로 받을 수 있어서다.

집주인은 본인 뿐 아니라 자녀 거주(직계 존속, 직계 비속)시에는 계약 갱신을 거부할 수 있고, 재건축이나 멸실 등의 사유로 집을 수리해야 할 경우에도 사전에 통지 하면 갱신 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독일 등 해외사례에서도 인정하는 집주인의 권리다. 하지만 임대차3법에 대한 집주인과 세입자의 오해가 쌓이면서 불필요한 갈등이 심화되고 분쟁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분쟁조정 급증할듯.. 조정위원회 확대한다

개정된 법안은 사례별로 워낙 복잡해서 임대차 분쟁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례별로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조직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산하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가 있는데 2~3개월 후부터는 이 기능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감정원도 나눠 맡기로 했다. 인원을 확대하고 조직을 키워 분쟁조정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전세대출을 거부하는 집주인이 있다면 분쟁조정을 통해 해결을 할 수 있다"며 "분쟁조정을 통해 나온 결과는 법률과 유사한 효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가 맡아왔던 표준임대차계약서 서식도 국토부와 공동으로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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